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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사야, 사랑해 | 뽐내기 포토존

2016-05-22 16:20:19

작성자 sal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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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2u@naver.com

조회 1014 | 추천 148

#깜사와의 만남

제작년 매일같이 우리 강아지,
사랑이 산책시키던 공원에
혼자 위태롭게 돌아다니던 까만 강아지를 몇차례 보았고,
어느 날은 한참을 돌아돌아
그 아이가 사는 곳을 보겠다고
따라갔더니 근처 복어집 뒷켠 쓰레기더미로 들어가더라구요

오른편에 텅빈곳은 제가 아이들 사는 환경 나아지게 해보겠다고
구청장한테 편지까지 써서 1톤 트럭과 인부 10명이 치워간 곳이에요

다음 날, 다시 찾아가서 가게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가게에서 풀어두고 주방사람들이
밥주며 키우는 아이라 들었죠

그리고 그 후로도 몇 달동안
혼자 목줄없이 찻길을 건너는 아슬아슬한 순간들,
그리고 뭘 먹는지
공원에서 배변 한번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항상 고생하는 걸 봤어요

걱정이 커졌고 추석 때쯤 명절연휴라
가게문이 닫힌 걸 보고
뒷편으로 들어가니 또 다른 여자 강아지 하나랑
둘이 덩그러니 더운 여름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밥풀과
이끼 낀 물 사이에 허기져있는 걸 보며
조심스럽게 밥 챙기기가 시작되었어요

식당사람들에게 화가 났지만
그 두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밥챙기기가 허락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그렇게 한달 즈음 지났을 때,
여자 아이(방울이) 귀 뒷쪽으로 심한 염증을
발견하고 피부 치료를 밤마다 데려다니며 시작했어요

(본인들이 정작 치료도 안 해줄거면서 괜한 자존심으로
우리가 돈이 없어 안데려가는 게 아니다라는
주장에 대꾸할 가치도 없고,
그보다 중요한 건 아이라서 그런 결정을 내렸어요)

참 따뜻했던 어느 날 방울이를 보낸 화장터에서

긴 치료 후 피부가 다 나아간다 했을때
항문 뒤 욕창이 발견되서 수술을 했고 이유도 모르게
아이는 견뎌주지 못하고 아파하다
첫날 밤이자 마지막 밤을 저희집에서 그렇게 별이 되어 갔어요
(그 후로 한동안 증오심+ 원망에 참 많이
삐뚤어져 있던 날도 있었어요)

그냥 둬야하는 걸 내가 욕심에 아이 치료하다가
그렇게 고통만 줬나 싶으면서도
혼자 남은 깜사를
(이미 심장사상충 3기 확정되어있는 상태)
어찌해야하나 많이 고민스러웠어요

정답은 없고 이런저런 형태의 걱정들은 많지만
아이의 심장사상충이 이미 심하게 진행된 터라
무조건 아이 포기각서 받고 치료부터 시작해야
옳다라고 결정내리면서 깜사와의 진짜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포기각서를 받기는 쉬웠어요
심장사상충 3기에 치료한다고 견뎌낸다는 보장도 없는데다가,
치료비는 기본 200만원이니
짐처럼 저한테 옳다구나하고 떠밀었죠)

깜사의 길에서 이름이 사랑이었는데,
이미 우리집 첫째 포메 사랑이가 있으니
까만 사랑이라해서 깜사라 했어요!
(길에 있을때부터 왠지 결국 제가 데리고 살거라 예측했던거 같아요)

깜사를 입양하고 길고 힘든 심장사상충
치료가 시작됐어요

그리고 저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든 무서운 두번의 밤이 있었구요
새벽에 담당선생님 전화해서 깨우고,
불안해서 24시 병원에 잠옷차림으로 소리지르며 안고가고.
부둥켜 안고 울면서 이겨내달라고
이겨내자고 빌었어요

* 심장사상충 3기면 이미 심장안에
굉장히 큰 모충이 자리하고 있기때문에
주사로 모충을 죽이는 치료를 하는데 모충이 죽는 과정에서 급작스레
혈관이 막혀 잘못되는 경우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