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는 올해로 5살된 고양이입니다.
그 이상일 수도 있는 아이예요.
길고양이 출신이라 정확한 생일은 모르지만
제가 밥준게 2년, 그 전에 이웃아주머니가 사람음식 주던게 2년이상이었으니까요.
처음에 까미를 구조할 생각이 없었어요.
애교가 많지도,사람을 잘 따르지도 않고 굳이 구조할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식욕이 왕성한 까미인데 그렇게 좋아하는 캔을 코밑까지 대줘도 먹질 않더군요.
더불어 무기력증에..경계심 많은 아이가 푹 퍼져있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고
까미 기본정보와 상태를 종합한 결과 신부전의심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날로 고양이 신장질환관련카페에 가입하여
밤새 거의 모든 게시글을 쥐 잡듯이 읽어본 결과
까미의 증상과 너무 비슷하여 눈물이 났습니다.
급성신부전은 언제어떻게 될 지 모른다하고
만성신부전은 평생 홈케어와 통원치료를 통해 관리해야하더군요.
그리고 병원 한번 방문시 백만원 이상이 깨지기도 한다는 말에
'까미야 미안해..'라는 말만 되뇌며 울기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음날 의사쌤께 까미에 대해 말씀드리니..
그러시면 이렇게 해보는건 어떠냐며
처방사료와 처방약등으로 식이요법만으로 더이상 진행이 안되게끔만 하기로 제안하셨고 저 역시 동의했습니다.
그날부터 매일 까미가 오는 시간대에 맞춰 급식소에 내려가 기다렸습니다.
오후 두시,다섯시,때로는 오전 아홉시대에 오는 까미이기에 어떤때는 30분에 한번씩 급식소에,
어떤날은 15시간을 밖에서 기다리기만 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4월부터 꼬박
4,5,6,7,8,9,10,11,12월까지 총 8개월간
외출도 함부로 못하고
영화를 보다가도 까미가 안올까 불안하면 영화관을 조용히 나왔습니다.
그 시간동안
까미가 차도를 건너는것도,사람들에게 해코지를 당하는것도,비와 눈발 속에도 밥먹으러 오는 것 등등 모든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 아이와 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몰라줘서 미안해.
까미 나중에 나랑 꼭 같이 살자.
그래서 올해 시험을 합격한 후 까미와 같이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가을.
저희 급식소에 작은 아깽이 두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둘은 늘 절친한 친구처럼 붙어다녔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들이 나타난 후, 까미가 오질 않더군요.
까미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성묘아이들이 하나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길고양이의 세계는..안전한 밥자리를 어린고양이들에 물려주고
저희는 또 다른 영역을 찾아 이동을 한다고 합니다.
처음엔 믿고싶지 않았지만 정말 까미가 오는 횟수가 줄어들고,다른 먼곳에서 보이는 등..
저는 점점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마음으로 가족으로 받아들인 아이.
이대로 영영 못볼까 고양이 관련 카페에 조언을 구합니다.
그때,어떤분이 자기 일화와 너무 비슷하다며
결국 한달만에 다시 만난 고양이..
한 달동안 자신은 밥도,물도 안 넘어가고 잠도 못잤다고 하시면서
한달만에 나타난 고양이를 앞뒤 가리지않고 목덜미를 잡아 집에 데려와 3년간 집고양이로 함께 행복하게 살고있다,
용기를 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날부로 통덫과 장기탁묘처를 마련하여
까미는 드디어 저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장기탁묘를 마치고 진짜 집에 돌아온 까미.
장기탁묘처 구할 시에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길에서 만났지만 길에서 헤어지지 않게 도와주세요.
첫맛남은 차가운 길이었지만
마지막은 따뜻한 집이게 도와주세요.'
결국 감사한 분들의 도움으로
까미는 멀고 먼 길을 돌아 저에게 왔습니다.
평생 사랑만 해주고 또 사랑만 주고싶은
너무 속이 따뜻한 아이.
지난시간동안 발라당애교나 부비부비는 안해줘도..
제마음을 다 아는 듯,점점 가까워졌던 아이입니다.
이름부르면 자기 이름도 알고 저를 한번씩 쳐다봐요.
요즘은 화장실 갔다오면
니야옹ㅡ하고 저를 한번 불러요.
얼른 치워달라구요.
치워주고나면 다시 조용~~~
너무 사랑스러운 까미의 앞날을 축복해주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게시물은 2016-08-01 16:42:49 에 운영자님에 의해 콘테스트 신청 에서 뽐내기 포토존 으로 이동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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